72승은 이미 넘어섰다, 그래도 전병호가 기억되는 이유
삼성에서만 쌓은 72승
72승은 이미 넘어섰다
그래도 전병호가 기억되는 이유
전병호는 1996년 삼성 라이온즈에 입단해 2008년 현역에서 물러날 때까지 KBO 선수로 다른 구단 유니폼을 입지 않은 원클럽맨입니다.
KBO 정규시즌 통산 기록은 431경기, 72승 55패, 5세이브, 17홀드, 평균자책점 4.43입니다. 1,122⅔이닝을 책임지며 선발과 불펜을 오갔습니다.
2026년 8월 9일 현재 원태인은 통산 74승으로 전병호를 넘어섰고 백정현은 71승까지 올라왔습니다. 따라서 전병호의 72승은 깨지지 않은 기록이 아니라 삼성 원클럽 투수 계보를 보여주는 숫자로 보는 것이 정확합니다.
삼성에서 만든
72승
📌 시작과 끝이 모두 삼성입니다
전병호는 대구상고와 영남대를 거쳐 1996년 삼성의 1차 지명을 받았습니다. 당시 계약금은 2억8,000만원이었고, 이후 현역 생활을 마칠 때까지 다른 KBO 구단으로 이적하지 않았습니다.
통산 기록을 보면 431경기에 등판해 72승 55패를 올렸습니다. 선발승만을 노린 투수가 아니라 경기 상황에 따라 선발과 중간 역할을 오가면서 5세이브와 17홀드도 함께 남겼습니다.
특히 눈에 들어오는 숫자는 1,122⅔이닝입니다. 짧은 전성기에 승수를 몰아 쌓은 기록이 아니라 오랜 기간 삼성 마운드에서 여러 역할을 맡으며 누적한 결과입니다.
72승의 의미는 단순한 승수보다 삼성이라는 한 팀에서 431경기를 책임졌다는 데 있습니다.
느린 공이
무기가 됐다
📌 빠르지 않아도 잡을 수 있었습니다
선수 생활 후반 전병호를 대표했던 이미지는 강속구와 거리가 멀었습니다. 당시에는 120㎞ 안팎의 직구와 다양한 변화구, 정교한 제구를 활용하는 좌완 기교파로 평가받았습니다.
느린 공은 오히려 전병호만의 특징이 됐습니다. 빠른 직구로 타자를 압도하기보다 속도 차와 코스, 타이밍을 이용해 승부하는 방식으로 자신의 생존법을 만들었습니다.
가장 유명했던 상대는 롯데였습니다. 전병호는 1996년부터 2006년까지 롯데를 상대로 12연승을 기록하면서 ‘롯데 킬러’로 불렸습니다. 당시 ‘흑마구’라는 별명도 전병호를 설명하는 대표적인 표현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전병호의 커리어는 구속이 투수의 전부는 아니라는 사실을 보여준 사례이기도 합니다.
두 번의
10승 시즌
📌 9년을 사이에 두고 다시 10승입니다
전병호의 첫 두 자릿수 승리는 프로 2년 차인 1997년에 나왔습니다. 그해 35경기에서 10승 8패를 기록하며 삼성 마운드의 주축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두 번째 10승은 훨씬 뒤인 2006년에 기록했습니다. 35경기에서 10승 8패, 평균자책점 3.90을 기록하며 다시 두 자릿수 승리에 도달했습니다.
사이에 역할과 투구 방식에는 변화가 있었습니다. 2003년에는 8승, 2005년에는 6승, 2007년에는 다시 8승을 올렸고 마지막 시즌인 2008년에도 6승을 추가했습니다.
1997년과 2006년, 9년의 간격을 두고 두 번의 10승 시즌을 만들었다는 점은 전병호의 긴 선수 생활을 압축해서 보여줍니다.
원태인이
넘어선 기록
📌 72승은 이제 최고 기록이 아닙니다
현재 시점에서 전병호의 72승을 ‘아직 깨지지 않은 기록’으로 소개하면 정확하지 않습니다. 2019년 삼성에서 데뷔한 원태인은 2026년 8월 9일 KBO 공식 기록 기준 통산 74승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원태인 역시 프로 입단 후 지금까지 삼성에서만 뛰었습니다. 따라서 원태인은 삼성 원클럽 투수라는 조건에서도 이미 전병호의 통산 승수를 넘어선 상태입니다.
반대편에서는 베테랑 좌완 백정현이 통산 71승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백정현도 2007년 삼성 입단 이후 KBO 선수 경력 전체를 삼성에서 보내고 있어 전병호의 72승과 불과 1승 차입니다.
전병호의 72승은 멈춰 있는 옛 기록이 아니라 원태인과 백정현으로 이어지는 삼성 원클럽 투수의 흐름 속에서 다시 의미를 갖고 있습니다.
숫자보다
남은 가치
📌 승수만 보면 놓치는 부분이 있습니다
전병호는 FA 자격을 얻은 뒤에도 삼성에 남았습니다. 삼성 구단 기록에는 2006년 2년 총액 9억5,000만원에 옵션 5,000만원 조건으로 FA 계약을 맺은 내용이 남아 있습니다.
2008시즌이 끝난 뒤에는 현역 생활을 정리했습니다. 마지막 시즌까지 삼성 선수였고 은퇴 후에는 삼성 투수코치로 지도자 생활을 시작했습니다.
현재는 원태인이 74승으로 전병호의 통산 승수를 넘어섰습니다. 앞으로 다른 삼성 투수가 72승보다 더 많은 승수를 기록할 가능성도 충분히 있습니다.
하지만 기록의 순위가 내려간다고 원클럽맨으로 보낸 시간이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1996년 입단부터 2008년 은퇴까지 한 팀에서 선수 생활을 마쳤다는 사실은 그대로 남습니다.
결국 전병호의 72승은 ‘누구도 넘지 못한 숫자’보다 ‘삼성에서만 만들어 낸 72승’이라는 점에서 기억할 가치가 있습니다.
